말레이시아 외국인 취업비자 가이드 (Employment Pass Guide)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내에서 지리적으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안정된 비즈니스 환경, 영어 기반 행정 시스템, 낮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대비 외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국가입니다. 한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지사를 운영할 경우, 현지 인력뿐만 아니라 본사 또는 글로벌 인재를 현지에 파견하는 일이 많습니다. 이러한 경우 외국인 인력이 합법적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취업비자(Employment Pass, EP)’를 발급받아야 합니다.현지인을 채용할 경우에는 별도 비자 준비는 불요합니다.

 

 

1. Employment Pass(EP)의 정의와 분류

Employment Pass(EP)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외국인 숙련 인력에게 발급하는 공식 취업비자로, 말레이시아 현지 기업이나 등록된 외국계 법인이 외국인을 고용할 때 사용됩니다. EP는 외국인의 직책, 급여 수준, 경력 등에 따라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는 Category I로, 고위 관리자 또는 임원급 인력을 위한 비자입니다. 월 RM10,000 이상의 급여를 받는 인력을 대상으로 하며, 최대 5년까지 취업이 가능합니다. 이 범주에 해당하는 외국인은 주로 CEO, 이사, 지사장, 임원직 등 전략적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직책입니다.

 

두 번째는 Category II로, 중간 관리자나 전문 직종에 종사하는 인력을 대상으로 합니다. 월 급여가 RM5,000에서 RM9,999 사이인 경우이며, 최대 2년까지 취업이 가능합니다. 이 범주는 일반적으로 팀 리더, 프로젝트 매니저, 전문 기술직 종사자가 해당됩니다.

 

세 번째는 Category III로, 단기계약 또는 기술 보조 인력을 대상으로 합니다. 월 RM3,000 이상 RM4,999 이하의 급여를 받는 인력이 해당되며, 최대 12개월간 유효하며 최대 2회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단, 장기 체류 목적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현지 기술 이전 및 교육 목적으로 한시적으로 고용될 때 활용됩니다.

 

2. 고용주 요건 및 외국인 채용 사전 승인

말레이시아에서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법적으로 등록된 법인이어야 하며, Expatriate Post(외국인 채용 포스트)를 사전에 승인받아야 합니다. 이 승인 절차는 각 산업별로 상이한 정부 기관의 심사를 거치며,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관이 담당합니다:

• MIDA (말레이시아 투자개발청) – 제조업 및 산업 분야
• MSC Malaysia (현 Digital Malaysia) – IT 및 멀티미디어 기업
• TalentCorp – 전문직, 서비스업 등 기타 직군

이때 고용주는 외국인 채용이 불가피한 사유(예: 현지에서 동일 자격의 인력을 확보할 수 없는 경우)를 설명해야 하며, 조직도, 직무 설명서, 인력 계획 등을 함께 제출합니다.

 

3. 외국인 근로자 자격 요건

Employment Pass를 신청하는 외국인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자격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 학사 학위 이상의 학력: 말레이시아 정부는 외국인의 고등교육 수준을 매우 중요시하며, 해당 분야의 전공 여부도 함께 고려됩니다.
• 관련 분야의 최소 3년 이상의 실무 경력: 고위직일수록 더 많은 경력을 요구하며, 일부 기술직의 경우는 학위 대신 숙련 기술 자격증과 풍부한 실무 경험으로 대체 가능합니다.
•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신원: 말레이시아 정부는 범죄 경력이 없는 외국인에게만 EP를 발급하며, 필요시 경찰서 발급의 신원 조회서 제출이 요구될 수 있습니다.
• 직무에 대한 전문성 입증: 고용주가 제출하는 채용 사유서와 함께, 외국인이 해당 직무에 적합하다는 것을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4. 비자 신청 절차

Employment Pass 발급 절차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진행됩니다.

 

1단계: 고용주의 ESD(Expatriate Services Division) 등록

고용주는 말레이시아 이민국 산하 외국인 서비스국(ESD)에 먼저 회사 정보를 등록해야 합니다. 등록에는 회사의 사업자등록증(SSM), 법인세 신고 내역, 조직도 등의 문서가 필요하며, 등록이 승인되어야 외국인 채용 절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2단계: Expatriate Post 승인 신청

외국인을 채용하기 위해 필요한 자리에 대해 Expatriate Post 승인을 신청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채용 직무의 성격, 외국인 채용 사유, 현지 인력 대체 가능성 등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야 하며, 관련 산업 규제 기관에서 심사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합니다.

 

3단계: Employment Pass 신청 접수

Expatriate Post 승인을 받은 후, 고용주는 외국인 근로자의 정보를 ESD 포털에 입력하고 EP를 정식 신청합니다. 이때 여권 사본, 사진, 고용계약서, 이력서, 학위 증명서, 건강검진 관련 문서 등을 첨부해야 합니다.

 

4단계: 비자 승인 및 발급

심사는 약 2~6주 소요되며, 승인 시 외국인은 말레이시아 입국 후 이민국을 방문하여 여권에 EP 라벨을 부착 받아야 합니다. 이후부터 법적으로 말레이시아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5. 부가사항 및 유의점

현지인 우선 고용 원칙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민 고용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인을 채용하려면, 고용주가 현지 인력으로는 해당 직무를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해야 하며, 향후 현지 인재 양성을 위한 계획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료검진 및 사회보장
비자 승인 후에는 말레이시아 내 지정 병원에서 의료검진을 받아야 하며, 고용주는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SOCSO(말레이시아 사회보장기구) 또는 민간 보험에 가입시켜야 합니다.

 

동반 가족 비자(Dependent Pass)
Employment Pass를 발급받은 외국인은 배우자 및 18세 미만 자녀에 대해 동반가족 비자(Dependent Pass)를 신청할 수 있어 가족 이민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단, 배우자가 말레이시아에서 별도로 취업하고자 할 경우, Employment Pass 또는 Work Permit을 별도로 신청해야 합니다.

 

6. 실무 팁

• 현지 HR 또는 이민 전문가와의 협업: 말레이시아의 비자 정책은 수시로 변경되며, 온라인 신청 과정도 복잡할 수 있으므로 이민 전문가 또는 현지 HR 컨설팅사와의 협업이 효율적입니다.
• 계약서 명확화: 고용계약서에는 급여, 직무, 근무지, 고용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비자 심사 시 혼선을 방지해야 합니다.
• 장기 인력계획 수립: 비자 갱신, 인원 교체, 로컬 인력 육성 계획 등을 사전에 고려한 인사 전략이 중요합니다.
• 법률 리스크 검토: 외국인 고용 관련 법률 위반 시 회사와 개인 모두 제재를 받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현지 법률자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 기업에게 있어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써 매우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하지만 외국인 고용은 정부의 엄격한 규제를 따르는 만큼, 준비 초기 단계에서부터 비자 전략을 포함한 인사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공적인 현지 운영을 위해서는 말레이시아의 제도, 문화, 인력시장에 대한 심층 이해가 필수이며, 외국인 고용 시 비자 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이 기업 신뢰도 및 지속 가능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됩니다.